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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 나는 ‘그’를 잘 모른다. 그가 즐겨 했던 의미의 놀이를 한번 따라 해 보면, 나는 인간 박철호는 모르며, 필자 박모는 좀 알며, 작가 박이소는 알 뻔 했다. 이 이야기를 좀 더 풀어 쓰면, 그의 개인적 삶은 모르며, 그가 박모라는 이름으로 쓴 글과 논문 그리고 번역한 책은 읽었으며, 박이소라는 이름으로 한 작업들을 조금은 즐길 수 있었지만, 충분히 즐기기도 전에 그가 그만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은 어쩌면 ‘그리고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가 더욱 적합한 것인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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