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time Suite#2 off-off-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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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time Suite#2 off-off-stage 2009 ⓒ Parttime Suite

Part-time Suite#2 off-off-stage

2009. 9. 10 – 9. 26 
밤 7:30 – 10:30
종로구 신문로 160-1번지 공터
Parttimesuite.org / parttimesuite@gmail.com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 


공터는 아직은 쓸모 없는 공간이다. 공식적으로 어떠한 편의도 제공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공터는 언제나 쓸모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도시의 법칙을 지연시키고,
그렇기 때문에 주목 받기 보다는 쉽게 지나치게 된다.
그러나 밤이 되고 어둠이 찾아 든 공터는 은밀하고 때론 위험해 보이는 공간을 생산한다.
그 곳은 열려있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수비태세를 갖춘 듯이 보인다.
그 곳에 진입하는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 공터가 제공하는 어떤 심리적 상태-비밀들을 털어놓아야 할 듯한-, 그것을 위하여 기꺼이 발을 들인다.
이때의 예민함은 공터가 제공하는 비가시적인 경계를 넘어설 때의 그것이며, 공터의 조건과도 연결된다.

파트타임 스위트의 2번째 전시 <off-off-stage>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공터에서 열린다.
이 곳은 그리 넓지 않은 면적에도 불구하고 소유자가 나뉘어져 있으며, 앞으로의 사용목적이
아직 불분명한 상태에 놓여있는 그야말로 공터이다. 또한 이곳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제는 사유지가 되어버린 또 다른 공터와 마주하고 있다.
우리는 이 곳에 막을 내림으로써 도시 곳곳에 숨어있는 ‘공터들’을 떠오르게 하는 하나의 ‘무대’로 만든다.
이 무대를 찾은 관객은 외부의 소리가 차단된 상태에서 즉흥적인 배우가 되고 목적없이 공터를 어슬렁거린다. 
배우들은 침묵하는 공터에 빛을 드리우면서 목적과 소용이 없는 장소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 상기한다.
그리고 물리적으로는 여전히 공터이지만 특정한 영역 안으로 포함되어 공터로써의 성격을 상실한 담장 너머의
또 다른 공터를 목격하게 된다.

이 곳은 밤 시간에만 일시적으로 전시공간이 되며, 낮에는 공터 그 자체로 방치된다.

off-off-stage
(2009)
이야기는 단 두 개의 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결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극은 막이 닫힘과 동시에 어둠에서 시작되며, 입장하는 사람은 누구나 배우가 된다.
여기에는 어떤 지시도 있지 않으며, 가능한 경우의 수를 허락한다.
무대는 모두 3개의 세트- 세트1, 세트2, 세트3 (혹은 두 쌍의 양면세트)으로 계획되었다.
세트1과 세트2는 하나의 막을 마주한 채로 붙어있다.
이 막을 지나야지만 세트2가 나타나며, 이 막은 누구든지 통과할 수 있다.
세트1의 크기는 전적으로 관객의 상상력에 의존한다.
(사실, 세트2는 세트1에 둘러 쌓여 있기도 하다.)
세트2와 세트3는 하나의 담을 마주한 채로 붙어있다.
세트2의 크기는 세트3의 크기와 같다.
세트3은 세트2와 3의 사이에 있는 담을 통해서만 나타나며,
이 담은 통과를 허락할 수 없다.
세트1은 어디에서나 등장할 수 있다.
세트3은 후방의 배경처럼 존재하고 있다가 갑자기 등장할 수 있다.
세트1은 내내 빛나고, 세트3은 내내 어둡다.
장면: 세트1 -> 세트2
막을 내리기 전:
일상적인 도시의 말투, 빌딩의 리듬이 반복된다. 
이 소리들은 장면 전체를 통해 계속된다.
무대는 배우를 기다리고, 배우들은 세트1에서 세트2로 등장할 수 있다.
막이 내려가면:
소리는 점점 희미해진다. 세트1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배경으로만 보인다.
그러나 장면은 사라지지 않는다. 조명은 집중적이나 내내 불안하다.
-빛과 그림자, 어둠과 더 어두움- 이 어두움은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점점 짙어지거나 순간 밝아지기도 한다.
A: “안녕하신가.”
(그(녀)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A: “당신은 매번 달라보이는 군.”
B: (침묵)
(스포트 라이트가 켜지고 그것이 무대를 비춘다. 이 때 빛은 배우들의 눈과 연결되어 있다.
이곳 저곳을 처음보는 것처럼 처다본다.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린다. 동선은 짜여있지 않다.)
A: “무엇을 찾는 중인가? 무엇을 숨기려는 중인가?”
(딸랑-)
B: 내가 보입니까?
(발을 옮기자 다시, 딸랑-딸랑-)
(소리는 점점 희미해 진다. 소리는 이제 아주 멀리에 있어서 이제 분간할 수 없다.
딸랑거리는 소리는 아주 작다. 하지만 세트 1에서라면 이 정도로도 어떤 혐의를 가질 수 있다. 세트1에는 ‘경비’라는 배역이 있다.)
B: 진동, 숨소리, 침이 넘어가거나 고이는 소리가 들립니까? 이것이 당신의 소립니까?
A: (자기 자신에게) “쉬-잇”
B: 몰래, 여기에 와본 적이 있어요. 방금 전에도 여기를 지나쳐 왔는데, 그 때는 아주 좁았지만.
A: 시덥지 않은 싸움들도 스스럼없이 일어납니다. 마음대로 찾아와서 마음껏 숨을 수 있지요.
그러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어둠은 필수입니다.
B: 몰래 있는 것은 위험해요. 아주 잠깐 있거나 아니면 아예 오래 버텨야 합니다. 그래야 들키지 않아요. 쉿! (배우는 습관적으로 이렇게 말해 버렸다.)
모두: (침묵)
(A와 B의 혐의가 더해진다. 배우는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대담해 보인다.
조명은 끝까지 멈추지 않는다.)
장면: 세트 3의 전면, 담장 위.
배우 앞으로 붉은 카펫이 놓여지면:
담장이 점점 낮아지다가 결국 발 아래로 사라진다. 이 담장은 막인지 담장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어쨌든 배우는 담장 너머에 진입할 수 없다. 극은 잠시 쉴 수 밖에 없다.
A: (세트3을 바라보며) 여기에도 배우들은 있었으며, 가끔 어떤 연극이 정말로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은 우리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들, 내색하지 않는 것들이에요.
(간격을 두고)
A: 배우들은 항상 시간을 비껴가면서 등장했습니다.
서로의 무대를 양보하면서, 나누면서, 지켜주면서 (혹은 두려워하면서)
(배우가 담을 넘으려 하자 -즉 다시 극을 시작하려고 하자- 담이 위로 솟아오른다.
 배우는 세트3에 넘어갈 수 없고, 역시 극은 쉴 수 밖에 없다.)
B: 작은 모퉁이를 돌거나, 거친 담벼락에 기대었을 때, 대부분은 흙이고, 보통 쓰레기들과 나란히 앉아서. 그것은 하나의 예의에요. 맹수처럼 망을 보는 것.
아무리 하찮더라도 각자의 고독을 인정하는 것.
(조명이 세트3을 비추면 무대위에는 동선이 표시되어있다. 배우는 당장이라도 연기를 시작하고 싶다.)
세트 3은 끝내 막을 열지 않는다. 배우는 빨간 카펫에서 내려오고, 다시 연극은 시작된다.
세트3은 담장 아래로 꺼진다. 조명은 이제 망설이지 않는다.
배우는 세트2에서 세트1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세트1의 불빛이 환하다.
(모두) 침묵
A: (아직 세트2에서) 내 목소리가 들립니까?
B:  쉬잇!
(세트 2에서 막이 오르고, 소리가 선명해지면 배우 퇴장.)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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